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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국제금융컨퍼런스

개요

[IFC 2015 상하이]패널토론, "대형은행 해체 논리는 맞지 않다"..롄핑 등 다양한 주장 개진

입력시간 | 2015.03.06 18:08 | 김영수 기자 kys74@edaily.co.kr

[상하이=이데일리 특별취재팀] “크다고 해체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리스크 관리를 통해 대형은행들도 관리해주면 작은 은행들이 만족시킬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롄핑 중국교통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6일 오전 중국 상하이(上海) 푸시(浦西)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4회 국제금융컨퍼런스’ 패널토론에서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대형은행 해체론을 주장했던 유콘 황 카네기국제형화재단 수석연구원(전 세계은행 중국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중소기업 은행들은 대규모 자금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며 “중국의 전 지역에서 그런 수요가 있는데 작은 은행들이 그런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패널토론에는 김정수 신한카드 미래사업본부장, 박관수 다음카카오 커머스-페이먼트사업본부장, 롄핑 중국교통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쉬밍치 상하이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연구소 부소장 등 국제금융컨퍼런스의 주요 연사들이 참여해 이날 주제를 포함한 핀테크 산업 발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 다음은 패널토론 전문

-윤 원장: 한국에도 교통은행의 큰 사무소가 들어와 있다. 4대 대형은행의 규모가 매우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 은행의 강점과 각 은행 특징 등을 알려달라.

-롄핑 수석이코노미스트: 오전 유콘황이 기조연설을 통해 4대 은행을 분리해 작은 은행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관련해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교통은행은 4대 은행에 들어가지는 않고 5대 은행으로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중국은행은 글로벌 고객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상은행이 해외시장 열심히 개척하면서 중국은행을 제치고 해외점포수가 더 많다. 최근 유럽 6곳 지점을 한꺼번에 문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해외자본 규모 자체는 여전히 중국은행이 크다.

건설은행은 장기간 중국에서 인프라 건설이나 부동산 영역에 있어서 많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중국의 건설은행 자산 중에 보면 중장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은행보다 크다. 그것이 바로 인프라프로젝트에 많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은행은 농촌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교통은행의 특징은 교통 분야에 특화돼 있는 것은 아닌데 청 말기 교통은행을 설립할 때 정부가 북쪽지역의 철도를 회수하기 위해 만든 은행이라 교통은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그렇다면 왜 대규모 국유은행을 분리해야 하는가. 총량측면에서의 문제인가. 규모의 문제인가 등을 따져봐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를 볼 때 전 세계 10대 은행을 보면 이들도 규모가 상당히 컸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현상이 있었다. 다만 발전단계가 나라마다 달랐던 정도다. 지금 일부 큰 은행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금융위기 당시 규모가 컸던 은행들이 일부 파산하거나 인수합병되기도 했다. 중국도 이런 단계를 밟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크다고 해체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4대 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실제로 줄어들고 있고 자산 증가 속도 또한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 4대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글로벌 국가들과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중소기업 은행들은 대규모 자금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 중국의 전 지역에서 그런 수요가 있는데 작은 은행들이 그런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은행들도 세계 곳곳에 진출해야 하는데 작은 은행은 이런 것도 할 수 없다. 이런 수요가 있기 때문에 대형 은행도 필요한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결국 다른 나라의 은행이 중국에 진출해 만족시켜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은행들이 주요 기관으로서 국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해줘야 한다.

물론 리스크 관리를 해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크다고 파산의 위기를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금융위기 때를 보면 알 수 있다. 큰 은행들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다만, 인위적으로 해체해 작은 은행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투명도 등의 문제는 글로벌화를 해결할 수 있다.

-윤 원장: 롄핑 수석이코노미스트께서 유콘 황이 제시했던 은행 분리론에 대한 반론을 제시해줬다. 또 한가지 궁금한 점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은행은

-롄핑 수석이코노미스트: 공상은행과 농업은행 등이 약 30만 명 이상이다.

-윤 원장: 30만 명 이상이면 한국에서는 작은 도시 한 개 정도다. 비대한 인원과 수많은 조직을 갖고 있는 대형은행의 경영상 비효율성은 없는지

-롄핑 수석이코노미스트: 당연히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내부 경영문제는 업무프로세서 통해 효율 높일 수 있다. 결국 관리의 문제다.

-윤 원장: 중국 대형은행들이 분권화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비효율을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위안화 국제화 문제에 대해 쉬밍치 교수께서 생각하는 위안화 국제화의 추진, 속도 등을 전반적으로 진단하면

-쉬밍치 교수: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는 지난 2009년 공식적으로 추진됐고 지난 5년 동안 빠르게 성장해 왔다. 현재 국제 무역결제의 20%가 위안화로 결제되고 있다. 해외로 유출된 위안화 규모가 커지면서 2조원이 넘는다. 위안화 대출, 채권 발생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홍콩을 비롯한 런던, 룩셈부르크, 푸랑크푸르트 등 해외에서도 위안화 시장이 형성됐다.

현재 위안화는 글로벌 7위 통화다. 하지만 앞으로 국제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통화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중국은 전세계 25개 중앙은행과 통화 스왑을 맺고 있으며 총 규모는 3조원이 넘는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위안화가 중국 본토 투자를 보다 쉽게 하는 규제 완화가 추진 중이다. 상하이 자유무역지구에는 금융개방 조치들이 시행되면서 자유무역 계정 거래를 할 수 있다. 이 같은 개방 확대는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다. 앞으로 위안화는 10~15년 사이에 미국 달러, 유로화, 파운드, 엔화 등 4대 화폐 이외의 중요한 국제 화폐로 성장할 것이다.

-윤 원장: 10~15년이면 어느정도 수준까지 갈 것 같다는 생각을 제시해줬다. 한 가지 더, 현재 중국 금융시장에서 위험요소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중 상대적으로 위험(리스크)한 요소라고 꼽을 만한 것은 무엇인가

-쉬밍치 교수: 많은 사람들이 중국 지방 정부의 채무 및 부채에 대해 걱정한다. 중국 지방 정부의 자금 조달 플랫폼에 문제가 있으며 인프라 건설에 투입한 부채가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대략 19조원 정도가 지방 정부의 부채 규모다. 지방 정부의 부차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리스크인 것은 맞지만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개인과 개인’ 간의 금융 거래인 P2P 거래다. 온라인을 통해 확대되고 있는 P2P 거래는 어디까지 가고 있는 통제가 불가능하다. 민감 대부 업체는 무질서가 확산되고 있지만 현재 정부의 관리 감독이 되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의 리스크가 폭발한다면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윤 원장: 관리감독이 안되고 있는 P2P(개인 대 개인)거래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흥미로웠다. 중국의 경우 신용카드 보급이 완벽치 않다. 그런 상황에서 알리페이와 같은 지급결제수단이 잘 발달돼 있다. 핀테크 시장 성장을 위해 모바일과 신용카드의 발전이 어떤 식으로 조화돼야 할지 설명해달라.

-쉬밍치 교수: 이 문제는 상당히 간단하다. 중국은 대부분 은행에서 신용 한도를 주고 신용카드를 발급한다. 중국의 신용카드 발달이 부족하지만 개인 신용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악의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상환에 문제가 없다. 최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지급결제서비스가 은행 직불카드를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 리스크는 높은 편이다. 은행이 발급하는 신용카드와 비교하면 리스크가 있다. 고객들도 이 부분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점차 관련 부분이 점차 규범화되고 발전할 것이다.

-롄핑 수석이코노미스트: 중국에서 신용카드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신용카드에 의한 지불도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발전 속도도 상상 이상이다. 매우 큰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부실률 자체는 크게 높지 않다. 물론 다른 은행 등 금융산업과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절대적으로는 높지 않다. 그렇지만 수익률도 다른 금융산업보다 높아 사실 그렇게 위험하다고 보기 어렵다. 중국 신용카드 산업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핀테크가 신용카드를 완전히 제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편의성 등을 볼 때 여전히 신용카드를 선호한다. e-뱅킹은 여전히 문제가 있고 도용이나 이탈의 문제도 있다. 조작하는데 문제가 많다고 보기 때문에 인터넷금융이 신용카드시장을 모두 잠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윤 원장: 갤럭시S6에 탑재된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은 신한카드에 묻고 싶다. 삼성페이의 출현에 따른 카드사 등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김정수 본부장: 스마트폰이라는 매체는 플라스틱카드 중심의 지불습관의 변화를 확실히 가져올 것이다. 앞으로 커피를 마시고 신용카드를 갖다대기만 하면 신한카드에서 카드대금이 날아오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카드사가 바람직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루프페이를 인수해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가 아닌 기존 단말기를 통한 지불결제시스템도 구축하는 한편 NFC 단말기도 30만대 보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단말기 제조업체라는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카드사와 협의하면서 따로 수수료를 수취하지 않기로 했다. 카드사의 정산 시스템을 활용하되 삼성의 스마트폰을 통해 지불결제라는 생활서비스를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카드사는 앞으로 온라인결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놓을 것이다.

-윤 원장: 국내에서 첫 지급결제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출시한 다음카카오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박관수 본부장: 카카오페이는 PG사와 카드사와 함께 준비한 서비스다. 최근 PC 결제를 오픈했다. PC에서 하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전화번호와 성명만 쓰면 메시지가 오는 방식으로 인증한다. 뱅크월렛카카오의 경우 불편한 점이 있는 서비스다. 지급결제에 비해서 금융의 부문으로 봐야 한다. 돈을 보내거나 금융거래를 하는 부분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뱅크월렛카카오를 PC에 등록하려면 공인인증서를 설치해야 한다.

다음카카오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싶지만 금융인프라를 써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한도도 적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인터넷 뱅킹을 대체하려고 만든 게 아니다. 다른 형태의 서비스가 확산돼야 한다. 예를 들어 골프 내기를 하는데 전자로 왔다갔다 하거나 고스톱이나 밥값 등 새로운 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만큼 편의성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 은행과 금융결제원과 많이 얘기하고 있다. 최대한 고객들이 편의성을 가지고 할 수 있게 서비스가 진화되면 생각하지 못한 형태가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워낙 큰 화두라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는 중이다. 시장을 보는 차원의 스탠스다. 다음카카오에는 아직 금융에 해박한 분들이 없다. 시장 조사 차원에서 보고 있다.

-윤 원장 : 중국금융시장 발전에 있어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롄핑 수석이코노미스트:금융부문에서 시급히 개선해야할 것 2가지가 있다. 은행업 규모 크다. 국유자본 위주로 운영되고 있고 실제로 통제하고 있는 주주들은 지방정부다. 이러다보니 많은 문제들이 야기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혼합소유제 등을 통해 개혁을 하려는 것이다. 은행 뿐 아니라 다른 국유기업 개혁도 추진해야 하는 방향이다.

두번째는 중국 금융기업 구조에서 소형 금융기관 숫자가 너무 작다는 것이 문제다. 은행산업의 규모 크지만 대부분 대형은행에 의한 것이다. 일반인과 중소기업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소형 금융기관도 필요하다. 대형은행이 이 수요를 다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장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양회가 개최되고 있는데 여기서도 민간은행 설립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이다.